이런·저런 이야기

서산대사 해탈시

정병산 2008. 11. 24. 21:04

 

♡ (0374) 서산대사 해탈시




     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.
      출세 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.
     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고.
     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.





     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,
     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고
     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
     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.





     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,
      건강하다 큰소리 치지말고
     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.





     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
      잠시 잠간 다니러 온 이 세상,
     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,
      잘나고 못남을 평가 하지 말고,
      얼기 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





      다 바람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.
     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
      다 한 순간이오.





     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
     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.
     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
     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
      쓸쓸한 바람만맴돈다오.





      다 바람이라오. 버릴 것은 버려야지
     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요.
      줄게 있으면 줘야지. 가지고 있으면 뭐하노





      내 것도 아닌데...
     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마소.
     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
      그냥 있겠오.





     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.
     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 뿐,
     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피고
     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그리 잘났다고
      남의 것 탐내시요.





     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.
     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게 있소.
      살다보면 기쁜일도 슬픈일도 있다만은,
     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,





      슬픈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게 있소.
      기쁜표정 짓는다 하여
      모든게 기쁜 것만은 아니요.
     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...





     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
      멈추기도 하지 않소.
      그렇게 사는겁니다.





     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
     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
     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
     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.
      .

※ 서산대사께서 입적하시기 전 읊은 해탈시


백호 드립


 




배경음악 : 대금독주(상령산)

 

<펌글>